'한 학기동안 적성과 진로탐색을 위한 활동을 한다. 평가를 하지 않는다.' 한 학기로는 부족하겠지만 집중적으로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현재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교과학습시간을 조정하거나 통합하여 진로탐색을 위한 시간을 확대하고 진로탐색 등으로 부족한 학과공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지 않음으로써 평가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받침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평가를 하지 않는다와 학과공부가 부족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자유학기제를 달리 표현하는 문장들이 나오고 있다. ‘부족한 국영수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 이는 학원을 중심으로 한 사교육시장에서 공공연히 돌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표현하는 또 다른 문장들이다. 학부모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학입학이라는 키워드에 맞추어 자유학기제의 시행으로 학업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동시에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 동안 자녀를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갈등한다. 아니 학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인다. 학교나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원 등에서는 성적향상을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면서 부모들을 유혹한다.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책임을 져 주겠다는 대상이 있고, 나의 자녀를 관리해주겠다는 대상이 있는데 선택은 자명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진로탐색을 하고 학교 밖에서는 성적을 올려주는 1석2조의 전략을 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그런데 현명한 부모라면 전략적인 사고를 해야 할 것이다. 학원 등의 사교육업체에서 말하고 있는 대학입학, 입시의 방향을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입시의 방향을 정확하게 인지한다면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보내게 할 것인가를 좀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2016학년도 기준으로 대학입학 전형에서 수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율이 66.7%이다. 이는 단순히 정시모집인원의 2배에 해당되는 숫자이다. 수시모집에서 수능성적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어떤 전형에서는 아예 배제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전형에서는 최저등급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수시모집의 핵심은 학생부이다. 학생부를 좀더 세분하면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종합으로 나눌 수 있다. 학생부 교과는 내신이 뛰어난 학생을 위한 전형이다. 내신 성적과 면접 등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부 종합은 교과성적 뿐만 아니라 비교과영역인 진로, 봉사,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 수상실적 등을 정량적 또는 정성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과 종합적으로 학생을 평가하겠다는 전형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준비는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비교과활동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처럼 일정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시로 작성된 데이터가 쌓여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에 비추어보았을 때 비교과활동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 습관화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진로검사를 시작으로 결과에 대한 상담이나 코칭을 통한 관심분야의 설정 그리고 해당 관심분야의 탐색 및 관련 독서, 봉사, 창의적 체험 활동, 수상실적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학생부에 기재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부 비교과활동은 학교활동 참여도와 진로탐색에 대한 결과로 정리될 수 있다. 이는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학교활동에 참여하는 습관과 진로설정에 따른 다양한 활동을 학생부에 남기는 습관이 없다면 만들어지기 힘든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입시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적성소질을 탐색할 수 있는 중학교 시기에 최적의 제도이다. 또한 검사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관심분야를 찾고 이를 이루기 위한 독서, 봉사,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남기는 훈련을 하기에는 중학교 1학년이 최적이라 할 수 있다. 학부모가 아닌 부모라면, 자녀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주고 싶은 부모라면 자유학기제에 국영수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게 하기 보다는 진로탐색을 하는 방법과 실천사례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