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져 있다시피 나는 바비큐문화 확산을 위해 수 년 간 프로바비큐어를 양성하는 일을 한다.
스포츠로 발전한 바비큐문화를 더욱 공고히 해 줄 선수들과 바비큐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으며 바비큐어들이 꿈꾸는 바비큐학교(‘Korea Barbecue University')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런 내가 최근 바비큐 레스토랑을 시작했다.
바비큐 레스토랑은 지금까지와 다른 레스토랑이다. 이에 걸맞는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바비큐의 진정한 의미, 최초의 음식을 떠올리니 너무 뻔한 명칭은 의미를 살릴 수 없었다.
 바비큐 프리마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차영기 (차영기 페이스북)
그래서 ‘프리미토랑(Primitaurant)’이다. '원시적'이라는 단어 'Primitive'와 '원기회복을 파는 음식점'이라는 'Restaurant'이 합쳐 '태초의 음식을 통해 점점 지쳐가는 현대인의 니즈에 접목시켜 정신과 육체를 만족시키는 원시 지향적 음식을 만들어 파는 음식점'이라 몀명하게 되었다.
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바로 화식(火食)이 시작된 것은 150만 년 전 정도로 보고 있다. 태초의 화식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조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생식(生食)만 하던 인간은 어느 날 자연발화에 의해 타 죽은 동식물의 사체를 처음 접한다.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체 주위를 빙빙 돌며 연신 끙끙거리고 새까맣게 탄 거친 피부(bark)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본다. 그러다 손에 묻은 흔적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 본다.
 차영기교수가 운영하는 '샤카스 바비큐'의 모습 (차영기 페이스북)
냄새를 통해 위험하지 않음을 판단한 생식인간은 이내 조심스럽고 과감하게 쓰다듬던 손가락을 타 죽은 동물의 사체에 푹 찔러본다. 줄줄 흐르는 육즙에 깜짝 놀란 생식인간. 또 한 번 육즙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아 본 후 이내 손가락을 입에 넣어 본다. 마침내 최초의 화식 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부드러움과 향기로움은 당시 인류에게는 상상을 초월한 충격이었고 이 맛에 매료된 태초의 인간은 이후 불을 만들어 본격적인 화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화식을 계기로 인간은 동물과 구분되는 역사를 맞게 되었고 송곳니의 퇴화를 가져왔으며 최초의 요리를 시작한 영장류가 된 것이다.
이런 상상은 음식과 외식문화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진다. 최초의 화식을 떠올리면 ‘음식은 혀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고, ‘음식은 공동운명체 번영의 수단일 뿐’이란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외식문화는 어떠한가? 허영과 사치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래 바비큐는 불이 아닌 열과 열기로 굽는다. 그러나 현대음식은 이런 이유를 물을 틈도 없이 사악의 끝을 달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하고 있는 바비큐라는 음식을 가지고 그가 원래 태어났던 태초의 시작점으로 가지고 가고 싶다. 기회가 닿는 대로 최초의 음식에 대한 화두를 이어가고자 한다.
글쓴이 여주대학교 차영기 교수는 어디로 치닫는지 모르게 폭주하는 현대음식문화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인류 최초의 요리인 원시 바비큐를 스포츠로 발전시켜 태초의 바비큐를 상업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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