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에게 대입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인가?

맞는 말이다. 대입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그럼 조금 관점을 바꾸어 초등 때부터 체계적인 진로진학서비스를 제공하자라고 말하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분명 당연한 말이라고 동의할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진로진학서비스는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의 진로탐색을 통하여 직업에 대한 이해와 해당 직업을 가지기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한 문헌조사와 간단한 체험이 그 핵심이다.

통계청 기준으로 19조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감소시키고 경쟁보다는 자유로운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일제고사로 대변되는 지필고사를 폐지하고 과정을 평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학습결과를 만들고 있다. 이 방식에 많은 장점이 있다. 학교를 경쟁이 아닌 협력의 장으로 만들고 있으며 과정중심의 평가를 통하여 수업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학습 선행을 진행하고 학교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제공받게 됨으로 발표와 과제 그리고 협력수업 등에 적극 참여하게 하고 있다.

반면 깊이 있는 평가의 부재로 학습결과에 대한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학부모는 불안해하고,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 밖에서 제공하는 관련 서비스를 찾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평가단계가 부족하여 학생 스스로의 착시현상을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행평가 중심의 평가는 3단계의 평가척도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학습결과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여 학습의 결과가 높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중학교 입학 후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 대한 성적표를 받아보고 적지않게 당황하는 학생, 학부모를 보게 된다.

중학교에서는 1학년을 중심으로 진로탐색을 이유로 자유학기제나 자유학년제를 시행하며 학업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치루지않고 있다. 이 제도는 학생들에게는 학습의 부담을 줄이고 직업탐색의 기회를 주는 장점을 주나 학부모에게는 학습력 저하의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는 단점을 동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한 자유학기나 자유학년을 이용해 집중 학습을 선전하는 사회교육기관이 나타나고 있다. 중학교의 평가가 학교 내에서의 경쟁이라 한다면 고등학교에서는 내신으로 대두되는 교내 경쟁과 수학능력평가(수능)를 위한 전국평가를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즉,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전국 등수와 등급 등의 정보를 알 수 있고 이것이 본인 진학의 기준이 된다는 사실에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에서의 평가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능과 내신 두 갈래로 살펴볼 수 있다. 수능은 전국적인 평가체계를 갖추고 있어 해당 기준에 맞추어 학습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면 된다. 그런데 내신의 경우 학교에 따라 출제의 방향과 난이도 등이 천차만별이어서 이를 동일한 조건에 맞추어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등학교에 가서 전국적인 학습위치를 확인하고 자신의 꿈과 진로를 실천하기 위한 진학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처음 화두를 제기한 바와 같이 초등학교 때부터 대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등학생일 때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전문가의 의견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교육평가센터의 김진수 센터장은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다. 김진수 센터장은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 교육전문기업 대표 그리고 초등전문학원 원장 등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김진수 센터장이 전해준 의견을 정리하여 보면 지피지기, 줄탁동시 그리고 마부작침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Ⅰ.지피지기 “나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자기 자신의 학업성취수준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진로와 관련된 선호 직업이나 관심분야를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학업성취수준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학습 전략을 세우는데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치르는 평가를 통해서는 정확한 학업성취수준을 파악할 수 없기에 믿을 수 있는 전문기관을 통한 주기적인 평가를 권고한다. 평가전문기관에서 제공하는 결과지에는 과목별, 영역별, 난이도별 등으로 학생의 성취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게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특히 한국교육평가센터에서 제공하는 성적분석결과지에는 수능예상 석차, 등급 그리고 진로가능 대학과 학과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진로진학교육자료로 충분히 활용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평가에 응시하게 되면 변화에 대한 추이를 확인할 수 있으며

Ⅱ.줄탁동시 “동기부여 : 전국적 학력위치”

정보사회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정보를 나름의 기준으로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학생의 진로진학과 관련하여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학생 스스로 하기에 벅차고 어려운 일이다. 이런 이유로 학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학생이 학습과 연관은 있지만 간접적으로 필요한 것은 부모가 각각 역할을 나누어 대응한다면 정보사회에서 희망하는 진로진학 결과를 만드는데 최고의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공부는 학생이 하는 것이니 부모는 뒷바라지만 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모가 학습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학생의 어려움이나 희망사항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조력자라면 그 학생은 분명 희망하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초등학생에게는 부모와 함께 하는 체험활동은 오랫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Ⅲ.마부작침 “꾸준한 노력”

출발점에 대한 정확한 파악, 현재 상태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진로진학에 대한 미래 예측 그리고 부모님의 정확한 정보와 분석력, 열정적인 응원이 기반이 된다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흔히 자기주도학습에서 동기, 인지 그리고 행동의 3가지 요소가 잘 맞아떨어져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생기고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학생의 정확한 학습위치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어떻게 공부하면 잘 하게 되는 지를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학생에게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교 때에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학교도서관이나 지역도서관을 방문하여 책을 읽기도하고 대출하기도 하면서 책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주라고 권고한다. 아울러 책읽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독후활동을 통하여 사고력을 증진시켜 다양한 문제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돕는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의 특징을 살려 초등학교 때부터 인터넷 강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하여 고등학교까지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