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동산 투기과열을 완화하기 위한 8.2 대책이 등장했다.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과 더불어 다주택자를 규제하자는 방안인데, 이 정책의 핵심은 부동산 구입에 대한 대출에 규제를 가하는 한편, 매매에 따르는 양도소득세를 중과해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세금 폭탄을 맞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만 갖고 있다.

납세는 국민의 4대의무 중 하나로, 모든 시민에게는 소득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고 있으며, 각종 거래나 소비행태에 따라 다양한 직,간접세를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8.2 대책에서처럼 세금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시민들은 경찰서 가는 것 못지않게 세무서 문턱을 넘는 것을 어려워하고 두려워한다.

사실 복잡한 세율, 세법 때문에 힘들어하는 서민들을 위해 정부는 1961년 9월 9일 세무사제도를 만들어 조세에 관련된 일들을 자문받을 수 있도록 했고 복잡한 세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했다. 세무사 제도 창립일을 맞아 동네 가까운 세무사 사무소 중 하나인 문현배세무회계사무소를 찾았다.

문현배 세무사 (문현배세무회계사무소제공)

Q. 세무사는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가?

☞ 세무사는 세금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조력해 주는 사람이다. 세금은 크게 국세와 지방세로 나뉘는데, 보통 국세와 관련된 업무를 세무사에게 많이 의뢰한다.

세무사의 업무 영역은 세무에 관한 신고 및 장부작성, 조세상담 및 세무조사 대행 등이 있다. 또한 세무사는 공공성을 지닌 조세전문가로서 나라 살림에 쓰이는 세금을 적법하게 징수하고 납부할 수 있도록 국가와 국민 사이에서 교량역할을 담당하는 조세전문 자격사이다.

Q. 회계사와 세무사의 차이는 무엇인지?

☞ 우선 자격시험 1차과목에서는 상당 부분 같기 때문에 회계사와 세무사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무로 들어가보면 업무의 고유영역이 크게 다르다. 회계사는 외부감사가 주업무다.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재표가 잘 작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직업이다. 따라서 외부감사가 필요할 정도로 규모가 큰 법인회사가 아니면 쓰지 않는다.

그러나 세무사는 국가에 내야하는 세금을 다루는 직업으로 큰 법인회사로부터 작은 개인사업자 또는 일반인까지의 세금과 관련된 업무을 수행한다.

Q. 그렇다면 세무사의 역할에 대해 더 정확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 원래는 세무와 관련된 컨설팅과 신고대행이 세무사의 주된 업무다. 모든 세금은 법을 근거로 징수한다. 그러나 세법도 세금의 뼈대만 명시해둔 것이기 때문에 법률이 해석이 필요하다. 법을 다룬다고 하면 보통 변호사를 떠올리지만, 세금과 관련한 법은 세무사들이 전문성을 갖고 있다.

모든 법이 그렇듯 세법도 법률이 정해지는 당시의 상황에 맞춰 정해진다. 법이 정해지고 시간이 흘러 사회가 변화되면 세법을 적용하는데 애매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문제해결의 합리적 방향, 법적으로 맞는 방향을 찾아야 하는데 세무사들이 도움을 주는 것이다. 가끔 세무사들끼리도 세법의 해석에 대해 이견이 있을 때도 있다. 그런 경우 다양한 판례를 참고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서도 세무사가 높은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Q. 세무사가 처리해주는 업무에는 주로 어떤 것이 있는가?

☞ 앞서 세무사가 국세 업무를 많이 의뢰받는다고 설명했다. 국세는 국가가 행정서비스를 하기 위해 국민에게서 징수하는 세금인데 이 중 비중이 큰 게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및 법인세다.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며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보통 물건을 살 때 ‘부가세 10% 별도’라 써있는 것, 바로 그것이다. 부가가치세는 유통구조와 특성상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대신 걷어서 내게 된다.

소득세의 경우, 소득이 있는 모든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국민의 경우, 소속된 기업에서 세무를 대행하기 때문에 세무사 사무소를 자주 찾는 이들은 대부분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법인세의 경우, 소득세와 같이 소득에 대해 내는 세금이나 그 주체가 개인이 아닌 법인에게 부과되는 것이다.

자영업자, 사업하시는 분들은 사업을 처음 개시하며 사업자등록증 신청을 문의할 때부터 세무사와 인연을 갖다보니, 법무사, 노무사, 변리사보다도 세무사를 친숙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사업상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세무사에게 우선 문의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세무가 주업무이지만, 사업자들이 필요로하는 법무, 노무 등에 대한 간단한 상담 정도는 가능토록 노력하고 있고, 다른 전문가들을 소개하거나 협업해 도움을 드리고 있다.

Q. 사업자가 아닌 사람들이 찾는 경우는 어떤 때인가?

☞ 근로자의 경우는 대개 회사에서 신고를 대신해준다. 급여소득이 아닌 특별한 소득으로 인해 세금문제가 발생했을 때 찾아오고 있다. 예를 들어 주택을 매매하는 등 재산의 변동이 있을 때라든가 건물, 토지에 대한 세금을 신고할 때, 증여와 상속으로 인한 소득과 관련해서다. 최근에는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8.2대책이 내년부터 시행되는데, 이와 관련해 양도세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Q. 8.2 대책과 관련해 시민들이 걱정하는 세금은 어떤 것인지?

☞  다주택자들의 양소소득세 중과 문제다. 내년 4월초 세법 개정을 통해 2주택자와 3주택자의 양도세를 현행 세율에 10%, 20%를 추가 과세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전에 주택을 양도하든지, 아니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서 임대소득에 대해 국세청에 자진신고해야 한다. 단,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일정기간(5년) 사업을 유지해야만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8.2 대책이후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3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에는 기본세율에 10%세율을 추가하여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Q. 8.2 대책 관련 세금의 부담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될지?

☞ 예를 들어 이야기 하자면 3주택자가 취득세 등을 포함해 5년전 4억에 취득한 아파트를 5억에 양도하는 경우(양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 1억원이며, 투기 지역외 양도 가정한다), 현재 부담세액은 약 1천 6백 만원이나 내년 4월 이후 약 43백만원으로 약 2천 7백 만원으로 증가한다. (단, 투지지역인 경우 현재 부담세액이 2천 5백 만원이다)

Q. 요즘에는 홈텍스를 통해 일반시민이 스스로 세금신고를 많이 하고 있다. 세무사 사무실을 통해 신고하는 것과 차이가 나는지?

☞ 홈텍스로 신고할 수 있는 규모가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일 경우 개인이 신고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이들을 보통 복식기부기의무자라고 부른다. 물론 본인이 세금에 대해서 많이 알면 직접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세금을 절약하는 방법에 대해서 보다 전문지식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세무사와의 상담을 통해 절세방법을 찾을 수 있다.

Q.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인지?

☞ 아무래도 업무적인 측면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큰 것 같다. 컨설팅을 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인 세무사를 믿고 따라오면 좋은데, 인터넷이나 지인에게서 전해들은 얕은 지식을 믿고 세무사를 불신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일을 진행하는 게 힘들다. 비전문가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부풀려지는 경우도 있고 업계마다 사용하는 용어의 혼동에서 오는 오해도 있는데 세무사의 업무에 방해가 될 때도 있다.

또 이미 세무사가 조언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난 후에 찾아오는 경우도 힘들다. 예를 들면 주택을 거래할 때, 거래가 있기 전 미리 상담을 청해오면 절세를 도와줄 수 있는데 이미 주택을 거래하고 난 후 세금이 많이 발생했다고 해결을 요구할 경우에는 답을 찾아주기가 힘들다.

Q. 그렇다면,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 자신이 소비한 근거를 잘 보관하고 자신의 소득 금액을 정확하게 신고하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이다. 또 인터넷을 검색하기 보다는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인터넷 검색에서 나오는 사례는 나와는 다르기 때문에 잘못 보면 오히려 적정 세금보다 덜 내서 추징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런 경우 신고를 잘못해서 가산세가 붙는다. 전문가를 찾아오는 게 좋다.

Q. 세무사 사무실이 낯선 일반인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 병원에 가면 주치의를 두듯, 세금도 어려워하지 말고 세무사 사무실을 찾아와서 상담하는게 좋다. 건물을 매매할 때도 세금이 어느정도 나오는지를 알고 거래하는 것과 모르고 거래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미 일을 벌리고 세금고지서가 나오면 이전에 절세할 수 있던 일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무사는 여러분에게 세금과 관련된 지식을 나누는 이웃이다. 어려워하지 말고 찾아오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