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2017 경기 로컬축산물 바비큐 마스터즈 여주대회’가 진행되었다. 이 대회는 경기도와 여주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대한아웃도어바비큐협회가 주관하는 아웃도어 행사로 취미로만 즐기던 바비큐를 스포츠의 영역으로까지 확대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목적을 띄고 있다.
마스터즈란 상위권에 속한 선수가 선수권자 결정을 위하여 행하는 최종 경기를 의미한다. 바비큐 마스터즈 여주대회 또한 상위권의 프로 바비큐어들이 참가해 스포츠 바비큐 경연을 펼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바비큐 대회라는 것이 생소하다. 이에 2명의 프로 바비큐어를 만났다. 첫 편은 대한아웃도어바비큐협회 차영기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대한아웃도어바비큐협회 차영기 회장 (사진: 윤준식 기자)
¶ 바비큐어로서의 경력은?
☞ 17년 되었다.
¶ 삼겹살을 구워먹는 한국 음식문화 속에서 바비큐는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는가?
☞ 그냥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것을 바비큐로 오해하고 있어 삼겹살 굽는 것과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것 같다. 바비큐는 원초적인 재료로 원시적인 조리방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준비만 되면 10분이면 구워먹는 삼겹살과는 다르다. 장작을 이용한 훈연으로 고기를 익히기 때문에 2시간에서 13시간 걸려 조리되는 전형적인 슬로우 푸드다.
¶ 원시적이라는 표현이 특이하게 들린다.
☞ 지금의 시대는 음식이 사악해 사람이 사악해진 시대가 아닐까? 따라서 음식이 선해지면 사람도 선해진다. 원시시대처럼 화학조미료도 넣지 않고, 주어진 재료만 가지고 원시적 방법으로 조리하는 것이야말로 선한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요리한 고기를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평하게 나누는 것을 통해 선한 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다. 바비큐 문화의 확산은 먹거리를 회복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공동체 회복이라는 문화 확산을 의미한다. 원시적이라고 해서 나쁜 것이 아니다.
 바비큐 퍼포먼스 중인 차영기 회장 (출처: 차영기 페이스북)
¶ 스포츠 바비큐라는 개념이 매우 생소하다. 대회장을 돌아다니며 비즈니스 바비큐라는 표현도 들었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
☞ 스포츠 바비큐와 비즈니스 바비큐는 서로 상반된 개념이다. 스포츠 바비큐는 원시적이고 실험적인 바비큐다. 바비큐를 하는 장소에서 구한 먹거리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바비큐어들끼리 경쟁하는 대회다. 비즈니스 바비큐는 바비큐어가 자기 브랜드, 자기만의 맛과 비법으로 바비큐를 판매하기 위한 행위다. 바비큐가 슬로우푸드이긴 하지만 상업화하기 좋은 형태로 변형된다. 따라서 스포츠 바비큐와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게 하는 게 바비큐 문화 활성화와 바비큐어라는 새로운 직업의 정착을 돕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2009년부터 협회가 지자체들과 함께 바비큐 대회를 조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 이번에 여주에서 행사를 치르고 있는데, 바비큐 대회가 이런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가?
☞ 스포츠 바비큐 대회 과정에서 바비큐어 나름대로 지역 특산물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다. 고기만 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함께 구워 먹을 수 있는 농산물도 있고, 함께 곁들여먹기 위해서는 굽는 방법과 시간도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바비큐 레시피들이 나오게 된다.
 대회를 참관중인 원경희 여주시장 (사진: 윤준식 기자)
스포츠 바비큐 대회가 열리면 바비큐 마스터들이 모이게 된다. 이들의 바비큐를 즐기기 위한 캠핑족이 가세하며 아웃도어 프로그램들이 병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 특산물 홍보와 마케팅이 이루어진다. 새로운 레시피들은 특산물을 더 맛있게 먹는 법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지역 농산물의 브랜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확산이 이루어지지 못한 곳이 많다. 도시라는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 새로운 판매대책 수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비큐 대회가 이런 매개체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 끝으로 바비큐 문화 확산과 정착에 대해 한 말씀
☞ 지금까지는 산업이 문화를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문화가 모든 것을 이끌어 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등 이미 모든 산업이 고도화 되어 더 발전 할 것이 없을 것으로 본다. 결국 앞으로의 문화 앞서고 산업이 따라오게 될 것이다. 그동안 프로 바비큐어가 하나 둘 등장하고 대회를 치르는 과정 속에서 바비큐 문화가 확산됨을 확인했다. 바비큐에 대한 시장 테스트도 끝난 상황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세계적으로도 바비큐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바비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프랑스에서도 바비큐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아웃도어 붐과 함께 조만간 한국에서도 바비큐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
